그냥 마음 편하게 사는게 제 꿈입니다. 도피결혼을 하였습니다 / 사연읽어주는남자

그냥 마음 편하게 사는 게 제 꿈입니다. 도피 결혼을 하였습니다 / 사연 읽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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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연은 도피형 결혼은 선택한 30세 여성분께서 보내주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같은 처지의 친한 동창과 함께
가족과 연을 끊기 위하여 도피형 결혼을 선택하였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30세 여자입니다.
경리를 하고 있으며 동갑인 신랑이랑은 초등, 중등 동차에 절친이었습니다.
신랑은 시댁, 저는 친정과 연을 끊었습니다.

저희는 소위 따라지 자식이었습니다.
저는 공부 잘하고 예쁜 언니에 치여서 대학도 가지 못했고,
신랑도 형에 비해 공부 못한다고 매일 욕먹어가면서 전문대 졸업했습니다.

그럼에도 집안 생활비와 언니의 결혼자금은 제 몫이었고,
언니 결혼 축의금으로 모았던 돈 250만 원을 내야 했습니다.

신랑은 알코올 중독 아버지에게 두들겨 맞고 버텨가면서 겨우 살아가다,
형이 취직하자 낭비벽이 심한 형의 카드값을 두 번이나 갚아줬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더 큰 것을 원하지 전혀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서로의 사정을 곁에서 지켜보았고,
더 이상 호구 노릇을 집안에서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상견례 예단 없이 둘이서 결혼하고 연을 끊은 겁니다.
그 이후 저희는 그냥 혼인신고한 뒤 친구들끼리 스몰 웨딩으로 조 졸하게 하고,
같이 나름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는 저희 둘 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생각했어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듯이,
저희는 상처로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는 사람들이니까요.

윗글 외에도 언니 대학 등록금, 운전면허 딸 때 학원비 내주고,
차 뽑아주는 데에도 제가 돈 보탰습니다.

생활비와 결혼자금은 위에 말한 대로 고 축의금은 250만 원 했고요.
언니는 공주님이라서 집에서 손가락 까닥 안 하고,
제가 엄마랑 집안일 전부 도맡아서 했어요.
의외로 형부는 개념인인데 나중에 후술 할게요.

남편도 전문대 나온 것 빼고는 다를 거 없습니다.
공부도 중위권은 갔었는데 남편 부모님의 영향으로 매우 안 좋은 전문대로 갔습니다.
그나마 그 안 좋은 전문대에서 많은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남편은 자기 대학을 흑 역사 취급합니다.
지금은 비리가 심해서 폐교된 학교입니다.
그래도 성적 우수였어요.
다른 애들이 다 공부를 안 하고 학교를 안 나와서요.

참고로 그 이후 남편은 콜센터에 취업해서 지금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아주버님 카드값 2번 갚아주고 술 먹으면 개 되는 아주버님 깽 값도,
한 3번은 물어준 걸로 알아요.
어쨌든 저흰 잘 살고 있습니다.

둘 다 호구 짓으로 모아둔 돈이 많이는 없었기에,
당분간은 조금 넓은 200에 40인 원룸으로 살자고 합의하고,
대신 집안일은 같이 하는 청소 빼고 남편이 다했어요.
이때까지 계속 집안과는 싸웠습니다.

어머니 위선이 너무 싫어서 우리 그만 좀 괴롭히라고,
할 만큼 한 거 아니냐고 소리 질렀더니 아니나 다를까 본성이 나오더라고요.
쌍욕 파티에 언니도 전화로 욕하고 회사로 찾아온다고 협박하고.
그야말로 지옥이었어요.

근데 몇 달 있다 갑자기 형부가 만나자고 전화 와서 약속을 잡았어요.
욕하러 온 줄 알고 긴장하고 있는데 뭐 좀 물어보러 왔다길래 당황했네요.
안부 인사 나누자마자 형부가 언니 결혼자금 2,500이 전부 언니 돈 맞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씀씀이도 헤프고 술 좋아하니까 의심스러웠대요.
전 당연히 아니라고 그중 천은 제 돈이라고 했습니다.
언니 돈은 오백 조금 못되고 나머지 천만 원은 부모님의 지원이라고 말했어요.

축의금까지 하면 제가 준 돈이 1,250만 원이네요.
형부가 어이없어했습니다.
언니가 자기 스스로 돈 모아서 한 거라고 거짓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어머니와 언니랑 한 욕설 가득한 카톡도 보여드리자 한숨을 쉬더라고요.
그다음에 조카 때문에 이혼은 못하고 각방 쓴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다음 주에 형부한테서 600을 받았고,
일단 이것부터 받고 나머지 400은 계속 갚겠다고 했어요.

그 후 지금은 다 받았습니다.
다 받고 저흰 아무도 모르는 전세로 번호 바꾸고 이사 갔어요.
남편은 좀 더 강경하게 나갔습니다.
일부러 다시는 엮일 일이 없도록 첫 명절에서 남편이 도발을 했거든요.
형이 카드값, 깽값 빌려준 거 안 갚고 있는데
40씩 드리던 부모님 용돈도 드리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는데,
근본도 없는 새끼라면서 약주 드신 아버님이 도발에 걸려들었어요.

쌍욕을 하는 아버님한테 남편이
'부모가 근본이 있어야 자식도 근본이 있지'라고 말하고,
그리고 그래도 귀싸대기부터 주위에서 말릴 때까지 엄청 맞았습니다.
전치 3주 나왔습니다.

근데 반항한 흔적이 없길래 왜 그냥 맞고 있었냐고 물으니까 의도했던 거래요.
경찰서 가려고...
남편이 법대로 하자고 한말에 겁을 먹었는지,
처음으로 500으로 합의받았지만 남편의 호구 짓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저도 남편보다 금액이 적을 뿐 도긴개긴이지만요.

결혼 뒤 명절에는 그때 맞은 이후부터 일절 안 가요.
하루는 남편한테 집에 안 가냐고 물어봤는데 티브이 보던 남편 대답이 장관이더군요.
"내가 남의 집엘 왜가?"

그래서 제사, 추석은 전부 안 지내고 송편 산 다음 삼색 전, 동태전 해 먹고 말아요.
요리는 남편이 다합니다.
전 요리를 정말 못해서 옆에서 도와주는 정도예요.
그냥 그럭저럭 잘 살고 있어요.

부부관계도 나쁘지 않고, 비교당하는 스트레스도 안 받고,
애가 없으니까 노후대비 적금 빼면 나름 살 만도 하고 그래요.
저희가 너무 무정한 것 같긴 하네요.

그래도 저희 입장에서는 이게 최선이었어요.
어디 푸른 산꼭대기 절에 가서 머리 깎고 살 수도 없고요.

남편은 제가 어릴 때부터 보아 온 만큼 좋은 배우자이자 친구, 그리고 동반자입니다.
남편 생각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그냥 이렇게 살아가려 합니다.
나름 행복한 것 같아요.

아, 그리고 글 쓰다 보니 폭행 사건에 대하여 설명이 부족한 거 같아
제가 설명을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남편은 아버님이 아닌 아주버님께 폭행당했습니다.

귀를 심하게 얻어맞은 남편은 오른쪽 고막에서 피가 흘렀고,
전치 3주 진단이 나왔기에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현재도 귀에서 멍하고 띵 하는 이명 현상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치료받고 있습니다.

사실상 합의금은 전부 치료비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콜센터 직업은 전화를 받는 것이므로 귀가 생명인데,
폭행으로 이명 문제와 남편의 청력이 한층 악화되어,
일하고 있던 콜센터 일에도 지장이 생겼기에 더욱 저희는 고소를 준비하려 했습니다.

그러다가 합의를 하였고,
아버님이 아니라 아주버님께 받은 합의금이 500만 원입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몸싸움인지 알았지만 병원 가서 확인해보니,
고막 손상과 후유증까지 생길 수 있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고,
저는 너무 화가 나서 그냥 처리할 게 아니라 법적인 절차를 밟아서,
어떻게든 처리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순둥이 같은 남편은 걱정 말라고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지만,
어떻게 걱정이 안 되나요.
그래서 친구가 변호사라 간단하게 물어보긴 했습니다.
친구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나중에 후유 장애 부분까지 청구 가능하다고요.

후유 장애 부분은 6개월이 지나야 알 수 있기에 일단 치료비라도 합의금으로 받으라고,
추후에 후유 장애가 생기게 되면 그때 추가적인 소송으로 청구하면 된다고요.

최근에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원래 직계가족 간의 소송은 불가했지만 이제는 가능하다고요.
그러니 걱정 말고 합의하더라도 자기가 합의서 작성해서 보내줄 테니,
꼭 그 합의서에 서명 지장 받으라고요.

혹시 몰라서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고,
남편도 동의하에 합의금을 받았고요.
이제 후유 장애진단을 받을 수 있는 6개월이 다가와가네요.
오늘 병원 가는 날이라 선생님께 여쭤보니,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서 후유 장애가 조금은 생길 거 같다고 말씀해 주시네요.

그래도 안 아픈 게 좋고 다 낳으면 좋겠지만,
혹시나 후유 장애가 남으면 전 눈 돌 거 같네요.
어떻게 해서든 그 집 가만히 안 둘 겁니다.
소송 걸면서 접근 금지도 당연히 요청할 거고요.
정말 가슴 아프고 속상하네요.
남편이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 고통을 주시고.
이 글을 쓰는데도 눈물만 나네요.

마지막으로 저희 친정도 그렇고 남편 시댁도 마찬가지고.
제발 좀 조용히 사는 우리 좀 그만 괴롭혔으면,
그만 좀 질척되면 좋겠어요.
어떻게든 찾아내서 연락하고, 어떻게든 연락만 하면 그놈의 돈돈돈.
우리가 당신들 돈 버는 기계입니까?
제발 좀 나가떨어지세요.

이번 소송이 제발 마지막 만남이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돈 때문에 소송 거는 거 아니에요.
접근 금지하기 위해 소승을 거는 겁니다.
오해는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이제 둘이 조용히 살고 싶네요.

이번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사연 초반에 도피형 결혼을 선택하시며 사랑하지 않는 사이라고 하여,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두 분 서로 사랑하는 사이 같으며,
설렘이 아닌 서로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부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길 응원합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