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이야기] 자기 부모만 생각하는 남편, 찌찔한 스팸남 / 사연읽어주는남자
이번 사연은 30대 여성분께서 보내주셨습니다.
결혼 전에는 자상하던 남편이 가부장적인 것을 넘어서
자기 부모님은 소중하고, 사연자 부모님은 친구 부모님보다 못한 대우에
어이가 없어서 이혼한 사연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사비를 털어서 시어머니 생신 때 설화수
기초 + 크림 세트 사드렸었거든요? 각 잡고 사서 그런지
20만 원은 확 넘어가는 금액이라 일을 쉬고 있는 상태에선
좀 부담되는 금액이었어요.
이번에 저희 아빠 생신이셨거든요. 며칠 전부터 뭐 사드리지 뭐 사드리지
남편 오면 같이 생각해봐야겠다 했는데 아버지 생신 2일 전이었나?
집을 굉장히 늦게 오는 겁니다. 뭐 하다가 늦게 오냐 물으니
저희 친정집에서 밥 얻어먹고 왔다네요. 뭐지 싶었습니다.
왜 뜬금없이 우리 집에서 밥을 먹고 오는 거지?
제가 아버지 생신 얘기를 꺼내자마자 자긴 그날 약속이 있어서
선물 미리 드리고 왔다고 하더라고요. 기분이 썩 좋진 않았습니다.
말도 안 해주고 혼자 결정해버린 것 같아서요. 그전에 아버지 생신날 약속 없냐고
물었을 땐 널널하다고 해놓고.. 왜 지금 와서 약속이 잡힌 건지
기분이 언짢고 좀 그랬습니다. 뭐 드리고 왔냐고 물으니
"아니... 그냥 장인어른이 좋아하시는 거 있잖아. 그거...."
이러면서 말을 얼버무리는 겁니다. 뭘 사드린 거지 싶어 베란다로 나가
저희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머니께 물어봤습니다.
"엄마, 김서방이 뭐 주고 갔옹?"
전 제가 시부모님께 드린 게 있으니 적어도 성의 담긴 선물이 갈 줄 알았어요.
그래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으.. 응, 햄 세트~"
이러시는데 순간 제가 잘못 들은 건가 했습니다. 햄 세트라길래
고급 수제햄인가 해서 "무슨 햄?"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스팸"
이렇게 두 글자 내뱉으시는데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엄마한테 잠시만... 하고
전화 끊고 남편한테 달려갔습니다. 제가 화난 이유는요.
그 스팸세트가 남편이 직접 산 게 아니라 남한테 선물 받은 거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마트 가려고 차에 탔는데 차에 스팸세트가 있더라고요.
이거 뭐냐고 물으니까 분명 회사에서 받았다고 했는데 그걸 저희 부모님 생신 선물로
드린 겁니다. 그놈한테 달려가서 따졌습니다.
"너네 부모님은 왕보다 귀해 보이고 우리 부모님은 네 발가락 때만도 못하니?
네 차 안에서 몇 날 며칠 썩어가던 햄 세트를 선물이라고 장인어른한테 건네?"
정말 눈에 눈물이 고이고 손이 떨려서 주먹 꽉 쥐고 말하는데 남편 놈이 참 태연하더라고요.
"그게 왜?"
이 한마디가 그 새끼 입에서 말이라고 튀어나온 겁니다.
"그게 왜?""그게 왜?""그게 왜?""그게 왜?"
이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고 너무 어이가 없고 백지화되는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저놈은 지 부모님 생신 때 수제 도자기 그릇 세트 사드렸답니다.
"넌 우리 아빠가 우스워? 네 차 안에 굴러다니던 거 아무거나 던져주는 게 선물이냐고
그러곤 밥을 먹고 와? 염치도 없네. 넌 그 자리에서 우리 엄마한테 따귀 안 맞은걸
다행으로 여겨!!!"
전 저렇게 말하면 남편이 그럴싸한 변명이라도 할 줄 알았어요.
"장인 어르신 스팸 좋아하시잖아. 좋아하는 게 진짜 선물이지.
너처럼 비싼 거만 해주는 게 선물이냐? 그리고 조용히 좀 하자"
그럴싸한 변명이 아니라 개소리만 늘어놓더군요. 적어도 성의라는 게 있어야 하고
받는 사람 마음까지 생각해야 진짜 선물이지. 지 편하자고 이 더운 여름 차에서
썩던 거 던져주고 오는 게 선물인가요? 그리고 저희 아버지 스팸 안 좋아하세요.
짜다고 싫어하십니다.
"내가 너네 부모님한테 장롱 속에서 썩어가고 있는 수건 세트 던져주고
진짜 선물 운운하면 너 참 웃음 나오겠다 그치? 무시도 정도껏이지 거지 같은 새끼"
저 말하고 집 나와 버렸습니다. 대꾸는 못하고 째려보더라고요.
그 눈빛조차 더러워서 그냥 아무것도 안 들고 폰만 챙기고 제차 타고
저희 친정에서 며칠 지내다가 아버지 생신날 고급 한식집에 가서 밥 먹고 백화점 가서
여름 옷 사드렸습니다. 지금도 친정이에요. 며칠째 그놈한테서 연락 한통 안 옵니다.
잘 된 일이죠. 그냥 안 살면 되는 겁니다. 거지 같은 구더기 새끼. 찌질해
애가 없을 때 이혼할까 생각 중이에요. 전 이딴 취급당하고 못 삽니다.
남편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어머님 생신 선물해드린 거, 진수성찬 극진하게 차려드린 거, 반대하는 결혼 끝까지 한 거.
그리고 내일 너네 엄마한테 가서 이혼 소식 알려드리고 설화수 크림 다 챙기고
똑같이 스팸 드리고 올 테니까 해명은 네가 재주껏 알아서 하라고 했습니다.
남편이 답장의 문자를 보내더군요.
"사람 성의만 있으면 되는 거 아냐? 오해하는 것 같은데 무시는 뭔 개무시를 한다는 거야.
오해 풀어. 그리고 우리 엄마한테는 왜가. 이미 준거 뺏어 오는 게 더 추하다 추녀야."
답장 온 게 더 할 말이 없네요. 저런 새끼랑은 말이 안 통합니다.
아예 자기 행동에 무슨 잘못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놈한테 이해시키려 해봤자
제 머리만 아플 뿐입니다. 답장 온 거 보고 느꼈어요.
지 가족들만 생각하면서 남의 가족은 귀찮아하는걸요.
길게 얘기하지 않고 이혼할 생각이에요. 내일 시댁 찾아가 제가 드린 설화수 싹 챙기고
저희 부모님이 남편한테 받은 스팸 가져가서 품에 안겨드릴까 합니다.
당신 아들이 이런 정신병자인 줄 내가 모르고 같이 살았따고 할 예정이에요.
연애할 때 어떻게 숨겼나 모르겠네요. 그런데 또 문자가 왔습니다.
"나 니글 계속 보고 있다. 그만해라. 남편 욕 먹이니까 즐겁나? 건방진 년이네."
욕먹으니 꼴에 화난 것 같은데 비웃어주고 싶네요. 건방진 년이라뇨?
아무것도 안 하고 인터넷에 글 좀 적고 이혼해 준다는데 감지덕지해야지.
맘 같아선 흥신소라도 써서 확 패주고 싶지만 안쓰러워서 놔둡니다.
주제도 모르고 건방지게 행동하는 건 누구인지?
오늘의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아직까지도 남편분은 자기 입장만 생각하고
사연자분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네요.
욕을 하기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며 맞춰가는 방향이면 좋을텐데....
정말 힘들 꺼 같습니다. 사연자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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