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아침 안차려 줬다고 싸대기 맞은 사연, 꽉막힌 시어머니 / 사연읽어주는남자
이번 사연은 서울에 사는 30대 초반의 여성 변호사께서 보내주셨습니다.
우연히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시어머니에게 도시락을 던진 사연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의 변호사입니다.
제 남편은 회계사이고요.
남편과 저는 처음에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났어요.
사실 나이트는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제 생일날 친구들이 매번 평범하게 술집에서 술 한잔하는 거보다
화끈하게 놀아보자고 하면서 나이트에 저를 끌고 가더라고요.
변호사 준비 때문에 항상 공부만 하던 저한테는 처음 보는 신세계라서
입을 쩍 벌리고 구경하느라 바빴는데 갑자기 웨이터가 제 손목을 잡더라고요.
그래서 뿌리치고 계속 입을 쩍 벌리고 구경을 하고 있었는데
제 손목을 잡았던 웨이터가 자꾸 저한테 부킹을 권유해서
귀찮게 하지 말라면서 제가 자꾸 튕기자
저를 납치하듯 남편이 있는 방으로 데려가더라고요.
그래서 웨이터한테 너무 무례한 거 아니냐고 따졌는데
웨이터가 일단 남성분 보고 말씀하시라 했어요.
그래서 뒤를 돌아보니 훈훈한 남자가 저를 보고 웃고 있더라고요.
사실, 그 미소를 보고 옆에 당장 가서 앉을 뻔했지만 저도 자존심이 있죠.
당장 방을 나가려고 하니까 남편이 저의 손목을 꽉 잡고는 이러더라고요.
"아까부터 봤는데, 너무 예쁘세요.
오늘 저랑 술 한 잔 어떠세요? 이번에는 정중하게 부탁드릴게요."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정중하게 부탁한다니까 그러자고 하며
남편 옆에 앉아서 술을 한잔했어요.
술을 한 잔, 두 잔 나누다 보니 이 사람 괜찮은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직업부터 회계사인 게 마음에 들었거든요.
제가 사짜 들어가는 직업을 선호했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번호를 주고받았고, 저희는 쭉 연락을 하면서 지냈답니다.
남편은 당시 큰 회사 회계팀 팀장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나이는 동갑이었는데, 저보다 어른스러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 모습에 저는 더욱 의지를 하게 되었고, 저희는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연애할 때 정말 좋았죠.
여자를 잘 아는 건지, 그냥 순전히 저를 사랑해서 그런 로맨스가 나오는 건지,
가끔 꽃다발도 선물을 해줬고, 매너도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이 사람을 놓칠까 두려워서 제가 먼저 청혼을 했어요.
그러니 남편은 너무 행복해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좋다고, 흔쾌히 수락을 하더라고요.
저도 너무나 행복한 순간이라 둘이 부둥켜안고 엉엉 울고 난리가 났었죠.
그리고 결혼 결심을 했으니 양가에 인사를 드리러 갔었어요.
남편은 저희 집부터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 네 집에 먼저 가는 게 순서가 아니냐고 하니,
요즘 그런 거 누가 따지냐 그러면서 나름 프리 한 모습을 보여줘서,
마음이 한결 편해지더라고요.
남편이 저희 집에 인사를 왔을 때, 저희 엄마는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한상 제대로 차려주셨어요.
그래서 남편은 배가 터질 만큼 먹어야 했고, 아버지랑 진솔한 대화도 나눴답니다.
그리고 남편을 집으로 돌려보냈는데, 아버지가 저 남자 놓치지 말라고 하면서
효가 아주 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놓칠 생각 없다고 했죠.
그리고 저희 아빠한테 잘 보였다니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사실 저희 아빠 정말 까칠하고 깐깐한 분이시거든요.
그런 아빠 마음에 쏙 들었다니... 정말 대단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남편집에 인사 갔을 때 최대한 잘 보이고 싶어 단정하게 하고 갔답니다.
그런데 남편이 집에 들어가기 직전에 저한테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사실... 나 아버지가 안 계셔..."
"어? 왜?"
"일찍 돌아가셔서... 그래서 어머니 혼자 계시거든..."
"아... 그렇구나"
"괜찮아?"
"안 괜찮을게 어딨어?"
"고마워... 다행이다"
"괜찮아, 그런 집이 얼마나 많은데~"
"네가 그렇게 생각해 주니깐 너무 고맙다"
"얼른 들어가자!"
남편 네 집안으로 들어가니 아주 깔끔한 거실이 보였어요.
남편이 가끔 이야기를 했었는데 시어머니께서 결벽증이 조금 있으시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집은 먼지 한 톨 없이 정말 깨끗했어요.
그리고 시어머니께 인사를 드렸어요.
그러니 옅은 미소를 지으시면서 저한테 반갑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솔직히 뭔가 빈정이 상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저희 엄마는 상다리가 휘어지게 한상을 차려놓고 기다리셨는데,
시어머니께서는 그냥 사과 몇 개 깎아 놓으셨더라고요.
그래도 이런 걸로 감성상 하지 말자 싶어 아무렇지 않은 척했죠.
그러니까 시어머니께서 하시는 말 씀이 정말 저를 당황하게 하는 말이었어요.
"직업이 변호사라 그랬지?"
"네"
"혼자 사무실 차렸니?"
"아뇨, 로펌에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그런가, 포커페이스 유지하는 솜씨가 아주 예술이네?"
"네? 하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우리 훈성이한테 들었다.
너네 어머니께서 우리 훈성이 먹으라고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놓으셨다고 들었는데."
"네, 그러셨죠."
"그런데 기분 안 나쁘니?"
"기분이 왜 나빠요?"
"내가 너 오는 거 알고도 사과 몇 쪼가리 깎아 놓으니까 기분 나쁠 수도 있지."
"아뇨, 어쨌든 절 위해서 준비해 주셨으니 저는 딱히 불만 없어요."
"말도 잘하고~ 역시 변호사 맞네~"
"빈말은 아니에요."
"그래, 부모님 재산은 꽤 있으시니?"
"건물 몇 개 가지고 계세요."
"너 부잣집 딸이구나?"
"부잣집이라고 하긴 그렇고... 저희 집안이 법조인 집안이라서요.
아버지께서 열심히 모아서 사신 거예요."
"그래, 결혼하면 계획은 어떻게 되니?"
"결혼해도 일은 쭉 할 예정이에요."
"여자가 살림을 해야지."
"어렵게 공부해서 변호사 됐는데 결혼한다고 그만두기는 너무 아까운 직업이라,
쉽게 그만두지는 못하겠어요."
"그럼 너 회사 다니면서 우리 아들 아침 안 굶게 해줄 수 있니?"
"상황이 된다면 아침은 차려 줘야죠."
"상황이 된다가 아니라 꼭 챙겨야지.
애 아침도 안 먹이고 출근 시킬 셈이니?"
"훈성씨도 손이 있고 발이 있으니 혼자서 차려 먹을 수도 있죠."
"아침은 무조건 아내가 차려야지!!! 집에서 그렇게 안 가르쳐 주디?"
"네, 저희 집은 알아서 먹는 스타일이라, 딱히 그렇지 않은데요.
어머니도 변호사고 아버지도 변호사고 그래서
다들 바쁜 거 아니까 알아서 챙겨 먹고 그래요."
"그건 너네 집 룰이고 시집오면 이제 우리 집 룰을 따라야지."
"저 시댁에 들어와서 살 생각 없고,
아버지께서 마련해 주신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할 예정인데요?"
"누가 우리 집에 들어와서 살래? 그냥 이제 우리 식구가 됐으니 우리 집 룰에 따르라는 말이지."
"그렇게 따지면 훈성씨도 저희 집식구가 됐으니까 저희 집 룰에 따르는 게 맞죠."
"얘 봐라, 한마디를 안 지네?"
인사 자리는 최악의 인사 자리가 되었고, 시어머니와 완전 100분 토론을 했답니다.
그러나 남편이 중간에서 중재를 했어요.
"에이, 좋은 날 이게 뭐야?? 우리 외식이나 할까?"
"외식은 무슨, 난 생각 없다.
이만 돌아가 봐라."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짜증 나서
"안녕히 계세요, 어머님."
이러고 나왔답니다.
그런데 멀리서 들리는 소리가 저를 더욱 화나게 했어요.
"저, 저 싸가지 봐라.
이래서 직업 좋은 년들은 제가 잘난 줄 알고
콧대 높아서 시에미 될 사람한테도 대든다니까."
"엄마, 듣겠어. 그만해!"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
난 이 결혼 결사반대니까 너희들 알아서 해라!"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남편은 제가 저 말을 들은 걸 알아채고는
저한테 원래 저런 분이 아니신데 갱년기 때문에 그러실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한테 이해를 바라더라고요.
시어머니한테 첫인사가 망했다고 결혼이 엎어지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그냥 제가 한발 물러서서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상견례 날짜를 잡았어요.
그런데 진짜 웃긴 게 상견례 할 때는 저를 금쪽같은 며느리 취급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시어머니께서 드디어 나한테 마음을 열어주셨구나 싶었죠.
그런데 시어머니를 모셔다드리러 가는 길에 보니까 그냥 가식이었더라고요...
저 운전하는 것 가지고도 뭐라 하고...
아무튼 상견례도 마쳤고 결혼 날짜도 잡아
남편과 저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스 드메)를 준비하며
행복하게 결혼식 준비를 했어요.
보통 남편들이 잘 도와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회계사라는 직업이
바쁠 때는 정말 바쁘고 한가할 때는 정말 한가해서
마침 딱 한가한 시즌이라 저를 많이 도와주기도 하고 남편이 알아보기도 해서,
스드메 준비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어서 정말 좋더라고요.
그리고 스튜디오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어머니가 찾아오셔서 저한테 한 말씀하시더라고요.
"여자가 경박하게 가슴 골이 훤히 다 보이는 드레스를입니?"
"어머님, 이게 요즘 트렌드라고 하던데, 예쁜 드레스 입고 결혼하면 좋잖아요.
평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이잖아요."
"저 봐라, 한마디도 안 지고... 쯧쯧...
이러니 내가 마음에 안 들어 하지..."
"어머님께서 제가 마음에 안 드실 수 있지만 어머님 마음에 쏙 들도록 제가 많이 노력할게요."
"그래, 그 노력해보던가."
이러시며 돌아가시더라고요.
도대체 왜 오신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제 생각엔 그냥 지나가는 길에 보여서 시비 걸로 들어오신 것으로 밖에 안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뾰로통한 표정으로 있으니 남편이 기분을 풀어주더라고요.
그래서 스튜디오 촬영을 무사히 마쳤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청첩장을 돌리는 시기가 다가왔어요.
그리고 시어머니께도 청첩장을 여러 장 드렸죠.
지인분들께 청첩장 드리시라고요.
그런데 다음에 방문했을 때 청첩장이 그래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어머님, 청첩장 안 돌리셨어요?"
"너네 결혼하는 건데 내가 왜 그런 수고를 해야 하는데?
어디 한번 말해보렴."
"아니, 아무리 그래도 아들이 장가가는데 그렇게 무관심하게 그러시는 건 좀 아니라고 보는데요..."
"뭐? 아니라고 본다?"
"아니... 그게 아니고..."
"참나, 너희들이 결혼하는데 왜 내가 그런 수고를 해야 하는지 궁금하구나."
"엄마니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엄마라 당연하다? 엄마가 물 주니?"
"어머님, 저희 결혼하는데 한 푼도 안 보태 주셨는데 무슨 물주에요."
"너 지금 내가 한 푼도 안 거들어 줬다고 나 까내리는거니?"
"그런 게 아닌 거 아시잖아요."
"뭘 알아, 딱 그 말이구먼."
"휴... 어머님... 친한 친구분들 꺼라도 청첩장 좀 돌려주세요..."
"몰라, 시간 보고."
그리고 시댁을 나왔는데 다리에 힘이 쭉 풀리더라고요.
세상에 뭐 저런 사람이 다 있나 싶어서 이 결혼해도 되나 싶었는데
결국 결혼식 날은 빨리도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남편과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는데, 세상 참나...
정말 어이없더라고요.
또 저희 부모님 앞에서는 금쪽같은 며느리같이 대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 부모님은 제가 시집을 정말 잘 간 줄 알고 계세요.
그렇게 폐백을 하고 저희는 신혼여행을 떠났죠.
그런데 원래 양가에 전화를 드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전화하기가 너무 싫더라고요.
그래도 전화를 드려야 하니 전화를 드렸는데요.
뭐라고 하시는 줄 아세요?
"어련히 알아서 잘 도착했겠지, 무슨 전화 씩이나 하니?
해외전화가 얼마나 비싼데. 빨리 끊으렴."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속상해서 남편한테 지금까지 당했던 설 울음 이야기하니
"우리 엄마 정이 얼마나 많은 사람인데... 그럴 리가...
네가 좀 예민하게 받아들인 거 아니야?
우리 엄마 그런 사람 아닌데..."
라고 하더라고요.
남편이 시어머니 편을 드니까 세상을 다 잃은 기분이었어요.
이래서 남편을 남의 편이라고 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이 결혼 무효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어요.
그리고 신혼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를 했어요.
시어머니 말대로 처음에 아침마다 남편에게 아침밥을 차려줬는데
제가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밥 차리고 그런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남편이 그냥 도시락을 시켜 먹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에게 그래도 되겠냐고 하니까
괜찮다고 하면서 제가 고생하는 게 많이 안쓰럽다고 하더라고요.
속으로는 당연히 안쓰러워야지, 지 엄마가 시킨 건데.
라고 생각했지만 입으론 고맙다고 했죠.
그래서 도시락을 시켜 먹었는데, 어느 날 시어머니께서
토요일 아침에 갑자기 저희 집에 찾아오셨더라고요.
그날은 남편이랑 저도 출근을 해야 하는 날이라서 도시락을 먹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께서 도시락을 보시더니 막 노발대발하시면서 화를 내시더라고요.
그래서 왜 그러시냐고 하니까, 따뜻한 밥 지어먹이진 못할 만정
도시락을 사 먹이냐 그러면서 저한테 와이프 구실도 못한다고 막 구박을 하시더라고요.
남편도 이건 좀 정도가 심했다 싶어서 시어머니를 말리니
시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대박이었어요.
"저 여우 같은 계집한테 홀려도 단단히 홀려가지고 지 어미 편도 안 들어?"
"엄마, 말을 뭘 그렇게 해!!!
이 사람 엄마 며느리야!"
"난 저런 며느리 둔 적 없다!
따뜻한 밥 지어 먹이라니 도시락이나 쳐먹이고, 네가 그러고도 와이프야?"
"죄송합니다. 저도 직장인이라 여력이 안돼서 그랬어요."
"여력이 안되면 집안일이나 하던가!"
"요즘 어떻게 혼자 벌어먹고 살아요?"
"너 지금 말대꾸하니?"
"말대꾸가 아니라 현실을 말씀드리는 거고요, 저 어렵게 공부해서 변호사 됐는데
결혼했다고 그만두는 건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게, 지금 내가 하는 말이 말도 안 된다 이 말이니? 야!!!"
라고 하시면서 소리를 빽 지르시고는 갑자기 도시락 반찬으로 있던
시금치를 제 얼굴에 던지시더라고요.
저는 시금치를 맞고 어안이 벙벙해서 가만히 있었죠.
그러자 남편은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아침부터 찾아와서 이게 뭐야!!! 엄마 당장 나가!!!"
이러더라고요.
솔직히 도시락 시켜서 먹는 게 죄인가요?
요즘 그렇게 하는 부부 많다고 들었거든요.
솔직히 저도 정성스레 밥 차려주면 좋죠.
그런데 여력이 안돼서 어쩔 수 없이 이러는 건데...
너무하다는 생각에 눈물이 펑펑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에게 말했죠.
"나 당분간 어머님 안 뵙고 싶어."
"알겠어. 안 마주치게 할게."
라고 하고는 남편은 시어머니를 시댁에 데려다 드리러 갔더라고요.
저는 시금치 때문에 다시 세수를 하고 화장도 다시 하고 출근을 했답니다.
출근해서 선배님들한테 말하니까 이런 말 시어머니라서 하기 좀 그런데
정신병자 아니냐고 그러더라고요.
처음엔 너무 당연하게 그러셔서 제가 너무 예민한가 싶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으로 봐도 우리 시어머니가 이상한 게 맞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마음속으로 혼자 위안을 삼고 집으로 돌아갔고
한동안 시어머니 얼굴을 뵙지 않아도 되니까 천국이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신혼여행 다녀오고 밀린 업무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무리를 해서 그런가 대상포진에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휴가를 내고 남편 간호를 하고 있었는데 초인종이 울렸어요.
짠... 바로 시어머니였습니다.
그래서 언짢은 표정으로 문을 열어드리고 인사를 했는데
다짜고짜 식탁에 있던 도시락을 저한테 집어던지시고는
"네가 이딴 걸 먹이니까 애가 면역력이 약해져서 이렇게 된 거 아니야!!!
전부다 네 탓인데 이제 어쩔 거야?!!!
대상포진 흉터 남으면 어쩔 거냐고!!!"
"어머님, 지금 며느리한테 도시락 던지시는 게 올바른 행동이라 생각하세요?
어머님, 이거 고소까지 갈 수 있어요."
"뭐? 네가 시애미를 고소하겠다?"
"저, 저 사람 정말 사랑해요.
그런데 어머님 때문에 이혼하고 싶어요."
저는 그냥 두 눈 질끔 감고 하고 싶은 말을 다 내뱉었어요.
어차피 질렀으니까요.
"어머님, 이렇게 불쑥 찾아오시는 것도 정말 불편하고요.
저희 친정 부모님께서는 아직 저희 신혼집 오실 때 전화 먼저 하고 오세요.
그런데 이렇게 불쑥 찾아오셔서 저한테 저번에 시금치 던지시고,
이번엔 도시락에, 다음엔 칼 던지시게요?
저 어머님 때문에 무서워서 이 사람이랑 못 살겠어요.
그러니까 나가주세요."
이 소리를 듣고 남편이 아픈 몸을 일으켜 거실로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남편이 도시락, 내가 시켜 먹자고 했다고 하며, 제 방패막이 되어 주더라고요.
그런데 시어머니는 저한테 단단히 홀려서 아들이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시곤,
"네가 엄마 편을 들지는 못할망정 계집 편을 들고 있어?"
"계집이라니!!! 엄마 며느리야!!!"
"며느리라는 게 남편 대상포진 걸릴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도시락이나 먹이냐?
하이고, 정말 참~한 며느리 납셨네."
"엄마, 그러지 좀 마!!!"
"어머님, 제가 그렇게 싫으세요?"
"너,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그럼 이혼할게요. 여보, 여기 내 명의로 된 집이니까 당장 짐 싸서 나가."
"뭐?"
"나가라니까? 난 저런 시어머니 모실 생각도 없고, 자신도 없어."
"당신, 왜 그래?"
"나 얼굴에 도시락 맞았어.
저번엔 시금치 맞은 거 봐놓고 왜 그러냐는 말이 나와?"
"내가 대신 사과할게...
이혼하자는 말은 하지 마... 내가 미안해..."
"사내자식이 구걸이나 하고 있어?!!
야!!! 당장 짐 싸서 본집으로 들어와!!!"
"어머님, 그거 아세요?"
"뭐!!!"
"고부갈등도 이혼 사유가 된다는 거요."
"그래서 뭐!!!"
"위자료 청구할 수 있다는 거죠."
"뭐?"
"이 사람이 증인이고요, 제가 어머님 오실 때마다 녹음 다 해놨거든요?
증거로 제출하면 위자료 준비하셔야 할 거예요.
그리고 저 사람은 이혼남 타이틀 달아서 이제 다시 새 장가가기도 힘들 거고요.
어머님 같은 시어머니 누가 모시겠어요?"
"이게 진짜!!!"
이러시면서 저한테 달려들어서 머리채를 잡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시어머니를 뿌리치고 밀쳐내고는, 진짜 이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갑과 폰을 챙겨서 바로 회사로 향했어요.
그리고 선배한테 이혼소송 진행을 부탁했어요.
제가 부탁드린 선배는 완전 실력파라서 위자료를 아주 세게 불러주더라고요.
그리고 남편한테 이혼서류를 쓱 내밀고, 이혼하자고 도저히 저런 시어머니 만날 자신도 없고
모셔야 할 이유도 모르겠다 하니까 남편이 고개를 툭 떨구더라고요.
그리고 남편 갑자기 고민을 하더니만, 이 이혼은 부당하다고 하며
고부갈등인데 왜 나랑 이혼을 하냐고 하며, 자기가 그냥 엄마를 만나지 않겠다네요.
그 말을 들으니까 내가 괜히 부모와 자식 사이를 이간질 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잠시 생각을 하고 난 후, 남편한테 진지하게 이야기했죠.
"당신은 만나도 괜찮아.
그런데 나만 제발 안 마주치게 해줘. 제발"
그러니까 남편이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1년째 시어머니를 뵙지 않고 있는데, 명절이고 뭐고 시어머니를 뵙지 않으니까
울화통이 터질 것 같던 게 사르르 눈 녹듯이 사라지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답니다.
그리고 집도 이사를 했어요.
이 집을 팔고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해서 시어머니께서는 이제 막무가내로 집에 찾아오지도 못한답니다.
그리고 신혼인데 시어머니 때문에 신혼 같은 신혼생활도 못하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았기 때문에
지금 완전 신혼처럼 깨 볶으며 남편과 아주 잘 살고 있답니다.
언젠가 시어머니를 만나게 되겠지만, 그때는 저희 시어머니께서
조금이라도 변한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네요.
만약 그때도 그대로 라면 영영 시어머니를 뵙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죠.
만약 남편이랑 저랑 아이를 낳는다면 손주도 못 보게 되는 격인데
시어머니께서 꼭 변한 모습을 보여주셔서 다 같이 사이좋게 화목하게 지내며
시어머니께서는 손주 재롱도 보시고 저는 인자하신 시어머니 모시고 살면 좋겠네요.
이번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고부갈등이 심하면 이혼 사유가 되지만,
남편분이 많은 이해와 협조로 서로 많은 사랑을 나누면
앞으로는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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