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이야기, 아침형인간과 올빼미족의 결혼 / 사연읽어주는남자
이번 사연은 특이하게도 결혼 2년 차 부부분께서 보내주셨습니다.
먼저 남편분이 사연을 올려주신 다음 아내분에게 보여주었고
아내분은 사연에 대한 답장을 보내셨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결혼 2년 차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면 아내와 생활패턴이 너무 안 맞아
크게 싸웠고 너무 힘듭니다.
만약 동거해서 미리 알았더라면 아내한텐 미안하지만
결혼을 다시 생각해봤을 겁니다.
일단, 아내는 아침형이고 저는 올빼미족입니다.
아내는 새벽 4시부터 일어나 부스럭거리며 돌아다니며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저는 새벽 1시쯤 자서 7시 30분에 기상합니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이면 더 심한데요.
저는 새벽 3시쯤 자고 아침에 10시쯤 일어나고 싶은데
아내는 여전히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돌아다닙니다.
아침밥도 7시에 차려주고 빨리 먹으라고 깨웁니다.
자고 싶은데 돌아버리겠고요.
아내는 9시에 잡니다.
그리고 저는 스포츠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아내는 스포츠 오프닝 소리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게 싫어합니다.
저는 가끔 아내한테 맞춰서 드라마도 봐주거든요.
하지만 아내는 절대 싫답니다.
2002년 월드컵 때도 축구를 안 봤다고 합니다.
어차피 결과만 알면 되지 왜 조마조마하게 봐야 하고
공 한 개 굴러가는 걸 수많은 사람이 쫓는 걸 봐야 하냐고 합니다.
말이 안 통하죠.
아내는 야식을 싫어합니다.
아침은 왕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야 한대요.
새벽 4시에 일어나 요리하니 진수성찬인데, 저는 아침부터 그렇게 많이 못 먹습니다.
총각 땐 아침을 안 먹었고요.
그러면 성의를 무시하냐며 아내는 삐집니다.
저녁은 아시겠지만 퇴근하고 오면 출출하기에 잘 먹고 싶은데
샐러드와 찐 두부, 군고구마가 전부입니다.
7시 전까진 먹고 소화돼야 건강하대요.
그래서 제가 저녁은 앞으로 사 먹고 오겠다고 했더니 화를 냅니다.
아침도 설렁설렁 먹고 후다닥 나가는데 저녁이라도 오붓하게 먹으면 안 되냐고요.
그래서 저는 결국 야식을 시키게 되죠.
아내는 9시에 잠들기에 어쩔 수 없이 혼자 먹습니다.
그러면 아내는 또 그걸 혼자 먹냐고 삐집니다.
다 좋은데 솔직히 자신 없습니다.
이렇게 안 맞는 줄은 결혼 전엔 몰랐네요.
제 생각엔 제가 일반적이고 아내가 비정상 같습니다.
솔직히 대부분 늦게 자지 않습니까?
새벽 4시에 일과 시작하지도 않고 밥도 저녁을 푸짐하게 먹지
풀 쪼가리 먹는 집도 없고...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충고 부탁드립니다.
아내랑 볼 예정입니다.
아내는 지금도 본인이 잘못한 게 없다고 말하네요.
여기까지 남편 글이었고 이 글을 본 아내 글의 해명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아내입니다.
남편이 의기양양해서 링크를 보내준 걸 다 읽었습니다.
댓글이 거진 제욕이네요.
저는 맞벌이고 공무원입니다.
퇴근은 5시쯤 해서 집에 오면 5시 30분경이고, 남편은 6시 30분쯤 도착합니다.
월급은 남편이 좀 더 많긴 하지만 중소기업이라 언제 퇴직당할지도 모르고
그땐 안정적인 제가 벌어 가정을 꾸려야겠죠.
한마디로 저는 전업이 아닙니다.
이해는 해요.
하지만 남편은 제 부지런한 모습이 좋다고 했고, 본인도 운동 다니고 바꿀 거라더군요.
근데 이제 와서 여기에 글이나 처 올리고, 하...
아무리 아침형이어도 아침을 잘 차리는 건 맞벌이로서 쉽지 않아요.
남편 건강검진을 보니 간이 안 좋고 콜레스테롤이 높더라고요.
남편 새끼는 입맛이 초등학생이고 시어머니가 그렇게 대충 먹였다고 합니다.
조미료 듬뿍 들어간 국에 햄 반찬 같은 걸로 온 가족이 먹고, 라면은 하루에 꼭 한 봉씩 먹고
그래서 과부가 안되려고 아침도 생선구이에 건강한 나물과 국으로 차리거든요?
저녁은 샐러드만 주는 것도 이유가 있고요.
시어머니요?
내가 그놈이랑 결혼해 줘서 고맙답니다.
남편 입맛 싹 바꿔고 사람 만들어 달래요.
결혼 전 데이트 얘기하시는데 남편과 나는 나이가 30대 중반이에요.
선봐서 결혼했고 딱히 남편이 제 이상형은 아니지만
좋다고 난리 피우길래 몇 번 데이트하다가 바로 상견례 잡았고요.
그땐 해와 달도 따줄 듯 굴다가...
저는 1박2일 여행은 가본적 없고 따라서 수면패턴도 잘 몰랐던 건 사실이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그런 점에 남편 눈이 뒤집힌 것도 같네요.
암튼 애는 노산일 것 같아 서로 합의하에 낳지 말자고 했어요.
제가 고집이 센 건 인정하지만 남편도 똑같고요.
솔직히 일찍 일어나 자기 개발하고 일찍 자서 컨디션 유지하는 게 좋은 거 아니에요?
새벽까지 게임 처하거나 엉덩이 긁으며 야식 먹고, TV 보고
그건 또 다 어지르고, 잘 씻지도 않고....
회사에서 안 잘리려면 나랑 같이 일어나서 토익공부나 하던가 그래야지... 이혼?
내가 할 말이다.
아가씨 땐 항상 존경받고 완벽하게 관리하고 자기개발하고 살다가
너 만나서 매일이 싸움이고 스트레스다.
반품할 테니 혼자 돼지우리에서 잘 먹고 잘 살다가
50 돼서 고혈압 당뇨 걸려 일찍 죽길 바란다.
전화 꺼놓는다.
연락하지 마 남편아.
아내분의 후기글입니다.
글이 사라져서 다시 올립니다.
그리고.. 욕먹을 것 같지만 추가로 올려요.
올빼미형, 아침형 저는 그런 거 안 믿어요.
한 22살 때까진 저도 남편 만만치 않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어요.
그러다가 이건 아니다 싶어 패턴을 바꿨고 처음 한 달은 죽을 만큼 힘들었으나
사람몸은 다 적응되게 돼 있더군요.
훨씬 삶이 좋아지고 게으름도 안 부리고요.
밤늦게까지 게임하고 노는 사람은 있어도 새벽 4시에 일어나 게임하는 삶은 없거든요.
그때 일어나서 찬물로 씻고 공부하게 되지.
새벽에 설친다고 하는 건 남편 말 절반쯤 맞아요.
하지만 남편이 밤새 어지러 놓고 돼지우리를 안 만든다면
제가 새벽에 청소하고 설거지할 일이 뭐가 있겠어요?
밥이나 만들고 제 공부만 하면 되겠죠.
오늘의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사람은 살다 보면 각자의 방향성이 다르기에
양쪽의 입장을 다 들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아내분의 의견이 더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극단적이지는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서로의 시간은 1시간씩만 조율하여 맞춰질 거 같습니다.
이해를 통하여 앞으로는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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