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작명을 주신 시어머님, 아기이름작명은 정말 중요합니다 - 사연읽어주는남자
이번 사연은 광주에 사시는 38살 주부께서 보내 주셨습니다.
사람의 이름은 정말 중요합니다.
주변 분들 중에 이름을 바꾸고 사람이 변한 경우도 많이 보이는데요.
이번 사연은 아기의 이름 때문에 집안이 뒤집어진 사연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38살, 지난달 둘째를 낳은 엄마입니다.
지금은 산후조리원에 있고요, 이제야 좀 평화를 찾았네요.
지난 임신 기간 동안,
아이 이름 때문에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혀서 난리도 아니었거든요.
상황이 정말 심각했습니다.
사실 그때도 시어머님이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하셨는데,
시아버님이 엄청나게 호통을 치셔서 하지 못하셨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둘째를 임신했다고 하자,
시어머님은 정말 눈빛까지 바뀌시면서 이름을 지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감사하게 받겠다며,
그 자리에서 이름을 듣지도 않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렸어요.
근데 그게 화근이었네요.
일단 저와 시어머님은 사이가 정말, 아주 정말 좋습니다.
원래 시댁과 멀리 살았었는데, 가까이 이사 왔거든요.
시어머님 성격이 아주 직선적이세요.
거침이 없으십니다.
처음엔 그걸로 상처도 받고, 몰래 울기도 하고 했는데,
어머님의 성격에 한 번 적응이 되어 버리니, 세상 이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저랑 합이 짝짝 맞는 느낌이었어요.
오죽하면 친정엄마가 진심으로 서운하다고 하실 정도로 그렇게 시어머님과 붙어 다녔습니다.
집도 엄청 가까워요.
저희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그래서 남편 출근 시키면 곧장 시댁에 가서 한참 놀다가 오고 했어요.
그랬던 시어머님이 저희 둘째 아이 이름 때문에 저랑은 말도 안 섞으려고 하셨습니다.
없는 사람 취급을 하셨어요.
아주 단단히 삐지셔서 제가 마음고생이 참 심했습니다.
그렇다고 어머님이 지어오신 그 이름을 쓸 수가 없었거든요.
어머님이 계속 강조하시는 게, 둘째 아이 이름은 산이 내린 이름이라고 하셨어요.
실제로 산에서 받아오신 이름입니다.
어머님에게는 종교 비슷한, 사실 종교라고 하기가 좀 그런데 엄청 믿고 의지하는 장소가 있어요.
그게 산에 있습니다.
저도 한번 따라가 봤는데, 거기가 참 묘한 곳이더라고요.
외관은 절 같이 생겼고, 안에 계신 분들도 스님과 비슷해요.
하지만 늘 봐왔던, 그런 스님들과는 아주아주 다릅니다.
자세히 보면 불상 모양도 좀 다르고 미묘하게 이상해요.
원래 불상이 좀 통통하니 어깨선도 둥글둥글하고 그런데 거기 있는 불상은 아주 우람합니다.
근육도 있고요.
머리 스타일은 불상인데, 체형은 서양 조각상 같은 좋은 것들로만 막 이것저것 섞어 놓은 것 같았어요.
언뜻 보면 점집 같다고 하고요.
더 웃긴 건, 거기서 제일 높은 분이 한 분 계신데, 한국말을 할 줄 모르세요.
그래서 옆에서 통역 비슷하게 해주는 분이 따로 계셨고,
대화 내용을 쭉 들어보면 이게 통역을 하는 건지 아니면
통역하시는 분이 그냥 마음대로 하는 건지 헷갈립니다.
일단 제가 본 첫 느낌은 신뢰가 전혀 가지 않았어요.
근데 저희 시어머님은 그곳을 정말 열심히 다니십니다.
처음엔 저희 부부도 그런 모습에 걱정을 많이 했었죠.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주위 사람들에게 강요는 안 하십니다.
게다가 시아버님이 정말 엄청나게 싫어하시거든요.
돈 갖다 바치는 날엔, 곧장 그 산을 통째로 불지른다고 여러 번 말씀하셔서 그런지
그냥 어머님만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운동 겸, 등산하신다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로 그 덕에 어머님 건강이 엄청 좋아지셨거든요.
근데 그 이상한 곳에 있는, 한국말도 할 줄 모르는 분이
저희 둘째 아이 이름을 지었따고 하는 겁니다.
이름도 웬만하면 그냥 쓰려고 했는데, 제가 그 이름을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날 정도였어요.
정말 아니었어요.
산의 기운을 받아 시어머님이 직접 가져오신 이름이 '주철'이었습니다.
참고로... 딸아이 이름입니다.
덕망 있는 스님 중에 '철'자가 많이 들어가는 것 같긴 한데,
근데 제 딸을 스님으로 키울 것도 아니고...
정말 우리 딸아이가 산의 기운을 품고, 나중엔 본인이 원해서 비구니가 되겠다고 해도...
주철은 아니죠...
요즘 아이들이 일찍부터 예민한데, 나중에 얼마나 놀림을 당하겠나요.
근데 어머님은 엄청 좋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님이 계속 제 둘째 아이에게 '산의 기운'이라고 말씀하시는 이유가 있어요.
그게 태몽부터 시작됐거든요.
제가 태몽을 꾸었는데, 어떤 산에서 큰 비단잉어가
산 정상에서부터 붕 떠서 저에게 날아오더니 제 뱃속으로 풍덩 소리를 내며 들어갔거든요.
산속에 잉어가 사는 것도 이상하고... 날아다닌 것도 이상했고요...
제가 그 꿈 이야기를 시어머니께 바로 해드리자, 다시 한번 눈빛이 싹 바뀌시면서
곧장 그 산으로 가셨습니다.
제가 임신 중이었을 때는, 산에서 직접 약수를 떠다가 주셨고요.
생수병 큰 걸로 딱 한 병만 떠다가 주셨습니다.
이걸 마시면 원하는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이 약수도 산의 기운을 듬뿍 담은 물이라며 마시라고 하셨어요.
사실 정말 감사한 일이죠.
2~3일에 한 번씩 어머님이 직접 산에 올라가셔서,
며느리 주려고 물을 떠오시는 건데 이런 시어머님이 어디 있겠나요.
저는 행복한 며느리죠.
근데 정말 너무 죄송한데, 그 물을 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정확히 한 모금도 아니고 딱 반 모금 먹었었는데, 도저히 먹을 수가 없더라고요.
솔직히 겁나서 못 마셨습니다.
제가 첫째도 그렇고 둘째 때도 원래 입덧이 없었거든요.
먹덧이 심했으면 심했지 입덧은 전혀 없었었는데
그 약수를 반 모금 마시자마자 그날부터 일주일 동안 입덧이 생겼습니다.
그러자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엄청 화를 내며 당장 엄마에게 간다고
난리를 쳐서 그거 말리느라 엄청 고생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어머님에게는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먹지는 않기로 했어요.
문젠 어머님은 다 마신 줄 아십니다.
산의 기운이 듬뿍 담긴, 물을 먹고 자란 뱃속의 아이라
무조건 그 이름을 써야 한다고 말씀하신 거고요.
이미 아이 성별도 여자라고 나온 마당에
도저히 그 이름을 쓸 수가 없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게 되었고,
그러자 시어머님이 불같이 화를 내셨어요.
저도 처음 본 어머님의 화난 모습이었습니다.
엄청 서운하다고 하시면서, 할미가 손주 생각만 하며 그 정성을 다했는데,
며느리가 몰라 준다며,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하셔서
저도 그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럼 모습을 보니
그냥 그 이름 써야 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제가 예전부터 원하던, 정말 이쁘게 키우고 싶은 딸인데.
이름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습니다.
남편도 옆에서 같이 걱정했고요.
무슨 수를 내야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이 이름 때문에 가출까지 했다던데,
제가 그 심정을 정말 딱 알겠더라고요.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결국, 이런 고민을 친정엄마에게 다 털어놨어요.
그러자 친정엄마는 제 앞에서 배꼽을 잡고 웃으시더라고요.
아주 쌤통이라고, 그동안 친정엄마는 나 몰라라 하고
아주 둘이서 딱 붙어살더니 잘 되었따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그냥 둘째는 주철이로 하고, 아이 하나 더 낳아서
그땐 원하는 이쁜 이름 지으라고 농담까지 하시더라고요.
그러자 제가 그때 임신 중이라 그런 건지 갑자기 막 눈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냥 우리 주철이가... 아니 우리 딸아이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울다 보니 점점 격해져서, 친정엄마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게 되었어요.
친정엄마 앞에서 꺼이꺼이 목놓아 울기 시작했습니다.
"주철아... 엄마가 미안해... 이름을 지켜주지 못했어...
그때 그 약수를 받지 말아야 했어.. 미안해 주철아..."
하며 소리를 지르며 울었네요.
이젠 서럽기까지 하더군요.
친정엄마는 그런 제 모습을 말없이 한참을 지켜보시더니
제 등짝을 때리시면서 그만 좀 청승 떨라고 하셨어요.
한숨을 쉬시며
"이번에도 내가 욕받이 해야겠네"
하셨고, 아무 걱정 말라고 뱃속의 아이가 주철이가 되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아무 걱정 말고 몸조리나 잘하라고 하셨어요.
전 그때까지도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 시아버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받아보니 방금 친정엄마가 다녀가셨다면서, 빨리 오라고 하셨어요.
남편과 함께 시댁에 도착하니, 집안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시어머님은 소파에 앉아 계속 한숨만 쉬고 계셨고요.
시아버님은 어떤 종이 한 장만 뚫어져라 보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다급하게 여쭤봤어요.
시아버님은 보고 계시던 종이를 저에게 건네주시며,
방금 전에 안사돈께서 이걸 전해주고 가셨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 종이를 받아보니 거기에는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세실리아'라고 딱 한 단어가 쓰여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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