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환경이 태생부터 너무달랐던 두 남녀, 성격이 좋아 보여서 결혼했지만 / 사연읽어주는남자
오늘의 사연은 서울에 사시는 30대 주부분께서 보내주셨습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른 두 남녀가 만나 결혼하게 되었고,
성격이 좋아서 결혼을 한 줄 알았지만,
선택의 상황에서는 다른 선택을 하며 갈등을 겪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결혼 후 정식으로 맞이하는 첫 아버님 생신이었어요.
결혼 전 아버님 생신 때는 피로연 날짜가 겹쳐서, 남편 몰래 따로
편지랑 선물 사서 서프라이즈 해드렸었고요.
시댁이 멀어서 이번 생신 때는 올라오시면 차려드리려고 생각했어요.
안 그래도 저한테 따로 말씀은 안 하시고, 남편이랑 통화해서
생신 때쯤 두 분 올라오실 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직 요리 초보이긴 하지만 예쁘게 차려드릴 생각하고 있었고요.
근데 생신 한 달 전쯤 제가 일을 구하게 됐어요.
아직 아기도 없고 관심 있는 몇 군데에서 연락이 오니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동시에 빨리 아기를 가져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처음엔 일하는 걸 별로 안 좋게 생각하시던 시부모님도 찬성하시고,
엄마도 남편도 응원해 주니 타지라 외롭기도 했는데
차릴 잘 됐다 생각하고 일을 시작했어요.
아무튼 생신날 다가올 때쯤 아마 제가 일을 시작했고
또 남편이랑 저희 친정이랑 좀 안 좋았던 일이 있어서
제 생각엔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고 번거롭게 하기 싫으셨나 봐요.
갑자기 두 분께서 그냥 잘 보내겠다고 걱정 말라 하시는데
그래도 제 딴엔 신경 쓰였죠.
통화하면서 제가 풀타임으로 일하는 게 아니니 올라오시라고 해보고,
남편을 통해서도 말하고요.
근데 아버님 일 때문에 바쁘시다고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결국 두 분이서 보내셨어요.
그래서 생신날 문자 보내고 그날 밤에 연락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시어머님이 서울에 볼일 때문에 오셨는데
저희가 미리 사놨던 아버님 선물을 남편한테 잘 전해드리라고 했어요.
저는 일 때문에 통화만 했고요.
그렇게 전 잘 마무리된 줄 알았어요.
근데 며칠 뒤에 남편이 말하더군요.
어머님이 섭섭해한다고
며느리가 있어서 케이크라도 보낼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요.
제가 생신 전에 말했었어요.
우리 케이크라도 하나 보내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그때 남편이 그랬죠.
아가씨가 보낼 것 같으니 안 보내도 될 거라고, 그래서 선물만 신경 썼네요.
선물조차도 처음엔 남편이 화장품 세트를 사자는 거
제가 친구도 아니고 무슨 화장품이냐고, 가격 부담이면 아웃렛에서라도
명품 브랜드 옷으로 하자고 그랬어요.
맘에 든다고 하셨었고요.
근데 저보고 남편이 평소엔 잘 우기면서 왜 케이크는 그러지 않았냐고
이제서야 원망하듯이 제가 알아서 보내지 그랬냐고 하네요?
선물 제가 우겨서 좋은 걸로 결정하게 된 거고, 애초에 케이크 보내지 말자고 한 것도 아닌데
제가 말했을 때같이 알아보자라고 하던가.
자기가 좀 더 잘 챙기려고 하지도 않았고
별생각이나 말도 없다가 어머니께서 섭섭하다고 하니 그제서야 난리네요.
그냥 제가 알아서 보내버릴걸 후회하다가도 기분이 나쁩니다.
저는 그날 출근하기 전에 남편이랑 다투기도 했고,
그래도 가자마자 생신 문자드리고 돌아와서 통화했어요.
처음엔 다퉈서 저를 바꿔줄 생각도 안 하고 바로 전화도 끊었었어요.
제가 화나서 다시 전화하라고 했던 거고요.
남편은 그날 쉬는 날이었는데, 아가씨랑 연락해서 어떻게 할 건지
이야기를 해서 전달해 주던지...
왜 제가 마음이 불편해야 하는지, 이게 많이 잘못한 건가요?
남편 평소 성격이 서글서글 어른들한테 싹싹하게 잘하고
그런 게 없어서 저희 집 쪽에선 사위라고 뭐 기대도 안 합니다.
이런저런 일도 있어서 부모님이 사위 성격을 파악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원래 활발하기도 하고 어른들한테 잘하는 건 자신 있어서
평소에도 잘 지내려고 했었어요.
한때는 남편 없을 때 혼자 어머님이랑 통화도 했고요.
의무적이 아니고 궁금하기도 했고 남편의 가족이니 당연히 챙기고 싶었거든요.
저녁에 남편 보고도 우리 엄마 아빠 뭐 하시는지 잘 지내시는지
가끔 안부 문자라도 드리라고 했더니
"그럼 너도 하지 마"
이러더라고요.
"우리 엄마 챙겨줘서 고마워, 나도 잘 챙길게"
라는 대답이 아니고요.
그때부터 안 합니다.
고마워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하고 싶진 않았어요.
딱 기본만 하기로 그때 맘먹었죠.
그리고 솔직히 결혼하고 제 생일이라고 해서 시댁에서 뭐 특별히 없었어요.
어머님 축하한다 문자 오고 당일 전화드리니
아버님은 모임 가셨고 그 다음날 어제가 생일이었냐며 전화 오셨더라고요.
조금 섭섭했지만 그래도 생일 별로 중요하게 생각 안 한다 했으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저희 친정은 원래 생일 같은 거 잘 챙겨 주고 편지 쓰고 파티하고
뭐 이런 스타일이라 저는 좀 이래저래 챙기려고 해요.
근데 남편 집은 안 그러니 그런가 보다 했죠.
근데 이번에 느꼈네요.
남편 말 믿을 거 없다고...
챙길 건 챙기면서 살아야겠다 다짐하게 돼요.
오늘 집에 와서 제가 남편한테 이야기 좀 하자 해서
생신 이야기 꺼냈다가 또 싸웠어요.
불과 어제 흐지부지 섭섭하다고 말만 해놓고 한마디 말도 없다가
오늘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게 싫어서요.
남편이 확실히 앞으론 나도 잘 챙길게 서로 잘하자
이런 식으로 대화하길 원했거든요.
근데 다 지나간 일인데 뭐 하러 꺼내냐.
우리 부모님 그런 걸로 뚱할 분 아니시래요.
그리고 이야기했을 때 케이크는 자기가 하지 말자 했었다 말했다네요.
그리고 앞으로 양가 기본만 하자고 하고는 나가버렸어요.
근데 생각해보니 그날 통화했을 때 어머님이 케이크 못 챙겼다고 시간 없어서
그냥 이번엔 없이 지나간다고.
그때부터 좀 찜찜했었는데.
아 그리고 시부모님이 제 생일에 용돈 주셨었어요.
저희 부모님 역시도 챙겨 주셨고요.
사위 생일이라고 서울 볼일 있어 온 김에 용돈에 분위기 좋은 데서 밥 먹고
호텔 바에서 가서 파티도 하고, 뭐 그랬었죠.
생각해보면 저희 부모님이 참 정이 많은 스타일인 것 같아요.
집 분위기도 다들 좀 활기 넘치는데 아무튼 그래서 더 감사하게 되고
동시에 미안한 마음도 커지네요.
솔직히 결혼하고 다르게 살아온 환경과 너무 반대의 성격 때문에
절망 많이 후회도 했었고, 밤마다 평생 운 거보다 더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가족을 잘 챙기고 따뜻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모든 발단이 성격에서 비롯된 것 같네요.
그것 때문에 엄마도 많이 울었었고, 그럼에도 다 잊고
잘해주겠다고 하는 거 보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래도 제 선택에 책임을 지고 싶어서 또 헤어진 뒤의 시선
그리고 여러 가지로 간단하지 않단 걸 알기에 노력하는 중이에요.
저 역시도 살아야겠기에, 잊지 않고는 못 버틸 것 같아서
바뀔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잘하려고 하는 거죠.
그리고 취집하진 않았고요.
차라리 그랬다면 마음이 덜 아팠을까요?
조건 좋은 선 자리 많이 나가봤었고 그런 사람들 성격이 별로인 것 같아서,
역시 사람은 성격이지 하고 지금 남편을 만난 건데 저는 조건도 성격도 얻은 게 없네요.
평생 상처 안 주고 착하게 살았다 생각했는데 왜 이런 사람을 만나게 된 건지,
딱 저희 집 환경과 성격 닮은 사람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결혼이 제 뜻대로 되지는 않네요.
그러고 보니 결혼 준비할 때 그랬어요.
금전적인 문제이긴 한데
서울은 남녀가 같이 집 보태는 거라고
남자 혼자는 안되고 얼마 보탤 수 있냐고요.
제가 지방이라서 서울 집이 비싸니 대충 그런 줄 알았습니다.
처음에 제가 1억이라고 그랬더니, 저한테
"그것만 보태주실 수 있으시대?"
라고 물었었거든요.
시댁에서 2억 5천 해주시고 남편이 1억 보탰거든요.
아무튼 그래서 집 사는데 저희 부모님께서 2억 보태주셨습니다.
그래놓고 집을 굳이 공동명의 해야 하냐고 말하는 걸 제가 말해서 하긴 했습니다.
그땐 정말 휴...
그리고 보탠 거 가지고 나중에 제가 생색내고 그러면 돈 줘버리라고 아버님이 그랬다네요?
근데 다툴 때 제가 너무 열받아서 말했었어요.
고마운지 알라고, 주위에는 나처럼 보태고
혼수, 예단 다 해간 사람 아무도 없다고 그랬더니
제 주위 사람이 특이한 거고 믿지도 않더라고요.
제 주위 친구들 다 잘 삽니다.
남자가 집 떡하니 해와서 혼수 빵빵하게 해가고요.
엄마도 지나가는 말로 그랬었죠,
집 안 보탰으면 혼수 더 잘해 갔을 거고 차도 바꿔줬을 거라고요.
근데 남편은 또 어머님한테 집 보태서 차 안 바꿔준다는 식으로 이상하게 전달했더라고요.
일부로 안 바꿔준 것도 아니고 해줘야 하는 것도 아닌데 참...
제 남동생 결혼할 때 부모님이 집, 차, 가게까지 다해주고
생활비 쓰라고 카드까지 줬습니다.
그래서 저도 집 해올 남자랑 결혼할 줄 알았고요.
부모님한테 더 미안하네요, 진짜 많이요.
그거 말고도 생각해보면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면이 있었는데
바보같이 다 넘겼어요, 다 제 잘못입니다.
친정이 좀 더 잘 사는데 친정집에 가도
좋다~ 이런 칭찬은 절대 없고, 아빠 차가 외제차인데 나중에 자기는
그 브랜드 싫다고 했었어요, 뭐 그냥 웃지요.
탈 능력 되는 사람이 그런 말 하면 이해하겠는데
못 타면서 그러는 거 안 좋게 보이더라고요.
그런데도 이 모든 일을 뒤로하고 저는 아기를 가지려고 했었습니다.
저 정말 정신 못 차린 거죠?
심지어 남편이 오히려 아기를 가질 생각이 없어요.
제가 사랑을 아기한테만 주는 것도 싫고 신경 쓸 거 많고 복잡해서 아직 별로라고요.
그리고 돈도 많이 들 것 같다네요.
자기 아이가 생기는데 그게 지금 말인 건지...
제가 일을 시작하기 전까진 둘은 외롭기도 하고
아기를 낳아야 더 가족다워지지 않을까 했는데
이런 일들을 겪고 나니 갖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네요.
아기 낳아서 뭐 육아, 집안일 잘 도와줄 것 같지도 않아요.
지금도 제가 매일 일하지만 시간을 적게 일하니,
요리, 설거지, 빨래, 집안일 다하는데 과일 좀 깎으라 했다고 뚱하질 않나.
앞으로는 제 인생 제일을 더 소중히 생각하고 살아야겠어요.
아쉬운 것 없이 즐겁게 살아왔었는데 결혼하고 더 행복할 줄 알았더니 슬프네요.
혹시 제가 놓친 게 있거나 다른 유부님들께서 조언해 주실 게 있다면 부탁드려요.
제 답답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잘되면 내덕이고 못하면 남 탓이라는 말이 떠오 르네요.
선택이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항상 선택이라는 상황에 놓이지만
결과가 눈앞에 다가와야 느끼고 후회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선택은 현명한 선택이시길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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