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하려고 하니 이제는 무섭습니다, 사람은 밑바닥까지 떨어져야 본성이 나오네요 / 사연 읽어주는 남자
이번 사연은 수원에 사시는 30대 초 남자분께서 보내주셨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던 중에 여자분의 잘못으로 이혼을 결심하는데요.
사연을 끝까지 읽어본 저는 여자분만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30대 초 남자입니다.
어디 가서 이야기하면 제 얼굴에 침 뱉는 결이라 이렇게 사연 보냅니다.
러닝 동호회에 가입을 하였어요.
8명쯤 되는 소규모의 러닝 동호회라 금세 다들 친해졌습니다.
여러 번 뛰고 하던 도중 동호회 방장을 하던 여자분이 저보다 4살 어린 여자애더군요.
이제 막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여러 번의 러닝 참여를 하다 보니 러닝 동호회 사람들과 친해지고
제 회사 사무실도 근처여서 한 번씩 동호회 사람들이 놀러 왔었는데,
여기 방장님이 자주 개인적으로 연락을 보내더군요.
몇 번의 만남을 하다 여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보자고 하고 그러다 보니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실... 여자분은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직장이나 저한테 대하는 행동들이, 제가 결혼 적령기라 그런지 결혼하면
가정적 문제는 없겠다는 생각에 결혼을 생각에 두고 사귀었습니다.
여자분은 대기업 계열사를 다녔고 저는 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그마한 규모지만 IT 회사를 7년간 운영하며 수익은 넉넉한 편이라
제 손으로 돈 벌어서 저축금액이 고급 아파트 두 채 가량 살 돈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욕심인지 내 집, 차에는 관심이 없던 터라 차도 없고 집고 없었고,
나머지 현금은 사업 자금 겸 개인 돈으로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사귀던 당시에는 제가 새롭게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소규모 회사에서 벗어나서 크게 가고 싶은 마음에
사람들도 막 신규 채용하고 그러던 시기였던지라
여자 친구에게 크게 신경을 못쓰던 당시였고
주말이 있는 날 보단 없는 날이 더욱 많았던 시기였죠.
여자 친구는 특이한 점이 사귄 지 얼마 안 된 무렵부터 결혼 이야기를 자주 꺼내었습니다.
저는 좀만 천천히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사귄 지 한 달 만에 여자친구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게 되었고
두 달째에 저희 부모님도 보여드리게 되었습니다.
특이하게도 저희 부모님과 여자친구 부모님도 10년 전부터 알던 사이라고 하더군요.
여자친구 집은 그렇게 넉넉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자친구 부모님 모두 열심히 일하시다가 은퇴하시고
소일거리 정도 하시면서 쉬고 계셨고요.
여자친구 본인도 대기업 아니고 계열사다 보니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고요.
저희 집은 아버지도 사업을 하시고 계셔서 부동산 자산이나 여러 금융자산이 상당히 많으십니다.
당연히 아버지랑 10년 전부터 어느 정도 알던 사이다 보니 여자 친구도 어느 정도 부모님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들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여자 친구가 맘에 들었는지 웬만하면 결혼해라는 식으로 밀어붙이셨는데,
저는 제가 그 당시 사실 이상하게 마음에 걸리는 부분들이 좀 있었습니다.
저랑 데이트를 하는 동안 단 한 번도 계산을 한 적이 없는 점
그리고 제가 차를 안 사는 것에 대해서 엄청난 불만들을 계속해서 표현했습니다.
저는 차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정말 돈이 넘쳐날 때나 수입차 같은 걸 사면 모를까
타지도 않는 차를 살 여유가 없다고 몇 번이나 말했음에도
계속해서 정말 일주일에 한 번은 차 이야기를 해서 스트레스를 줬습니다.
말은 저에게 결혼하고 단칸방에라도 살아도 좋으니 빨리 결혼하고 싶다고 했지만
친구들과 호텔에서 조식 먹으러 다닌다든지
항상 밖에서 뭔가 화려하고 치장스러운 걸 좋아했습니다.
제가 사업차 출장이 많은 때도, 세미나 중일 때도 전화가 와서 다급하게
'지금 회의 중이니 미안'
이라고 하면, 계속 전화를 해서 전화를 받으면
겨우 그딴 식으로 밖에 하지 못하냐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가 사과하기도 하더군요.
그렇게 결혼을 하자는 걸 계속해서 식장이나 상견례를 미루면서 반년을 만났습니다.
그쯤 되니 결혼 이야기가 듣는 저도 짜증 나고 본인도 말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더군요.
한 번은 커플링 하자고 계속 이야기를 해서, 제가 커플링은 하고 싶지 않다니깐
백화점 갈 때마다 명품 주얼리숍 끌고 가서 커플링을 보여달라고 하며 압박을 주었습니다.
결혼반지 아니면 안 한다고 거절했습니다.
매일매일 징징거려서 너무 답답해서 핸드백을 사준 적도 한 번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아주 중요하게 진행하던 사업이 사실상 망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모은 돈의 90% 이상이 되는 돈이 날아갔고 직원들과의 갈등 문제도 있고
정리 문제도 있던 찰나에, 그때부터 여자 친구의 태도가 180도 변하기 시작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여자 친구에게 정신으로나마 기대고 싶어 했는데
제가 힘든 부분들을 이야기하면 들으려고도 생각하지 않고 항상 인상만 쓰고 있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 듣기 싫은 이야기 한다고 레스토랑 가고 싶다 하고요.
그리고 좀 차 지나면서 제가 현실적으로 남은 돈이 이 정도쯤 되니
오피스텔 방 2칸짜리를 신혼집으로 해서 하는 게 어떻냐고 말했더니
부모님한테 손 벌리면 안 되냐고 되묻더군요.
제가 부모님한테 손은 안 벌리고 싶다고 하니 갑자기
현실적으로 지금 결혼은 안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너 나 돈 보고 만나냐고 물으니 막 울더군요.
겨우 어르고 달래서 회사일 수습하던 도중 여자 친구 집에서 저를 찾아서 결혼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머라 말씀드리기가 애매해서 그대로 상견례를 잡았고요.
상견례까지 하고 나니 머릿속으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버지가 제 사정을 아시고 집을 해주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여자 친구와 결혼박람회도 다녀오고 집을 찾아보고 있었어요.
근데 신혼집 찾으면서 여러 집을 보는데 저는 신축이든 구축이든 상관없이
제 돈으로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사실 사업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부모님 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 보니
결혼도 집도, 제돈으로 다할 수 있던 시기였고 저한테는 좀 어색하고 불편하였습니다.
근데 여자 친구는 오래된 건물 같으면 무조건 싫다고만 하고 가만 보니 신축만 찾고 있더군요.
또 벌이가 이리되니 차도 이야기 다시 하고
그래서 모은 돈 얼마나 있냐고 물으니 3천 정도 된다고 합니다.
제가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난 내 돈도 아닌데 부모님 보고 이 집 아니면 안 된다고 말 같은 건 할 수 없다고
그래서 정 아니면 난 그냥 오피스텔 내가 가진 거 팔고 그 돈으로 전세나 구해서 살고 싶다고 하고
오늘 몸이 안 좋아서 일찍 집에 들어간다고 하고 집 결정을 안 내리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제가 직원 사옥으로 월세 계약한 오피스텔이 빈방이 되었습니다.
계약 만료일까지 8개월 이상 남았던지라
방을 내놓았다고 하자 본인이 Airbnb를 한다더군요.
그래서 제가 처음에 거절했습니다.
하면 힘들 테고 꾸미고 청소하고도 힘들고 생각보다 돈이 안될 거라고 만류했으나
돈 벌고 싶다고 굳이 한다고 하길래 알겠다고
나한테 수익금 안 줘도 되니 그럼 유지비만 달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여자 친구가 준비하는 기간 동안 방을 보겠다던 부동산 연락이 몇 번 왔으나 거절했었고요.
그리고 첫 한 달 수익금이 시작하자마자 방의 80%가 예약이 되면서
저한테 이만큼이나 팔렸다고 자랑을 하면서 저한테 월세를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미안한데 조금만 더 나가면 10만 원 정도만 더 줄 수 있냐고
관리비가 나오니 그것도 내야 한다고 하니
그때부터 자기가 돈을 버는 게 그리 못마땅하냐고
속이 뒤틀릴 것 같다고, 스트레스로 죽을 것 같다면서 막 성질을 냅니다.
제가 하도 황당해서 관리비는 그럼 누가 내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내가 쓰는 방도 아니고 관리비랑 월세랑 이게 너 집으로 하는 거라도 내야 되는 비용인데
난 내가 보증금 다 내고 아무 이익도 안 받고 너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뒀는데
지금 관리비 무조건 달란 것도 아니고 더 잘 나가면 원래 내야 하는 돈이 이만큼이니 달라고 한 건데
이것도 문제냐고 따지니깐 저보고 집 계약서를 달라고 합니다.
즉, 그 말은 제가 이 집 계약서를 관리비 포함해서 얼마를 내는지 아는 건지
아마 혼자서 살아본 적이 없다 보니 월세 따로, 관리비 따로 개념을 이해 못 한 건지
제가 자기를 속이는 것처럼 취급당하니 기분이 아주 더럽더군요.
계약서를 보내고는 진짜 질린다고 한마디 보내고는 아무 말이 없길래 잠들었습니다.
그랬더니 새벽 4시부터 카톡이 도배되더니 온갖 쌍욕이 적혀있었습니다.
십 원짜리 욕부터 제가 자기한테 돈 쓰는 걸 아까워한다는 등
저한테 말한 적도 없는 내용들은 제가 눈치가 보여서 못하는 일이 많다는 등
엄청난 욕설과 함께 적어놨더군요.
전제가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살면서 누군가한테 이렇게 욕먹어본 적도 처음이고 새벽에 잠이 다 달아나더군요.
멍하니 보고 있는데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쌍욕들이 올라오더군요.
영화 뭐 보고 싶냐고 물어본 것도
제가 의도적으로 자기 보고 싶은 건 못 보게 하게 유도한 거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과 십 원짜리 욕들이 추임새처럼 들어가더군요.
제가 그래서 답변으로 말했습니다.
그만하자라고 하니 뭘 그만하냐고 욕하더군요.
그게 아니라 결혼하지 말자고 우리 아무 일 없던 사이로 지내자고
결혼하기 전에 네가 이런 사람인 거 알게 해 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니깐
그때도 욕을 더 적으면서 화내다가 기회 줄게라고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필요 없으니깐 두 번 다시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아는척하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고 경찰에 신고할 거라고 하니
또 욕하다가 오후쯤 돼서 전화가 오고 카톡이 오더니
전화를 안 받으니 카톡과 문자를 도배하며 잘못했다고 정신이 잠시 나간 것 같다고
한 번만 용서해달라고 빌겠다고 어쩌고...
미안하다고 나는 너를 보면 무서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저희 집 앞 퇴근하고 와서 4시간이나 서있다 갔다고
사무실에도 회사도 안 가고 찾아와 무릎 꿇고 울면서 빌길래
직원들 보기가 민망해서 어쩌다 보니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같이 있어도 무섭고 뭘 해도 즐겁지 않아요.
계속 또 결혼식장 보러 가자는데...
박람회도 계속 가자하고 잘하려고 하는 게 눈에 보이긴 하지만
저는 정말 소름 돋습니다.
이미 머릿속으론 여러 번 헤어지려고 생각 중이고 결혼한다 하더라고
이혼을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언제 말을 할까 어떻게 말을 하까 계속 고민하다
이렇게 글을 올려보네요.
이번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사연자분은 사업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과 결단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부터 여자분을 사랑하지도 않고 질질 끌려다니시는데
사연을 낭독하는 제가 화가 납니다.
서로를 위해서 그만 확실하게 헤어지시는 게 좋은 것 같네요.
사랑이 아닌 연민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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